[한국 창작 발레 작품 해설] 중고등 예술교과서 활용법
창작 발레의 교육적 가치와 예술 교과서 수록 필요성
한국 창작 발레는 단순한 무용 장르를 넘어서, 문화 정체성, 미학적 창의성, 서사 구조 해석 등 다양한 교육적 요소를 내포한 예술 형식이다. 특히 창작 발레는 우리 전통문화와 현대 무용 언어의 융합, 역사적 서사와 예술적 표현의 결합, 그리고 집단 창작의 과정이라는 점에서 중·고등학교 예술 교과서의 다양한 학습 목표와 직결된다. 교과 교육 과정에서 강조하는 ‘문화적 감수성’, ‘비판적 감상 능력’, ‘창의적 표현력’ 등을 함양하는 데 있어 창작 발레는 매우 효과적인 사례로 활용될 수 있다. 예술 교과서에 국외 클래식 발레만 수록되어 있는 기존 구조는 한국 무용계의 다양성과 정체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한국 창작 발레 작품을 해설 중심으로 통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수록은 미적 체험의 국한을 벗어나, 학생들로 하여금 무용을 매개로 한 융합적 사고를 가능하게 만든다. 창작 발레는 이야기 중심이므로, 국어과(문학 서사), 역사과(인물·시대), 윤리과(가치 판단) 등 타 교과와 연계한 융합 수업이 가능하며, 프로젝트 학습(PBL)이나 토의·토론 중심 수업에도 적합하다. 더불어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강조되는 ‘학생 참여형 수업’ 및 ‘지역문화 기반 교육’의 방향성과도 부합한다. 예술 교과서에 창작 발레 작품 해설을 수록한다면, 한국 문화 예술의 미래를 이끌어갈 학생들이 보다 깊이 있고 현실적인 예술 감상을 경험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것이다.
창작 발레의 교과서 수록 방식과 수업 적용 방안
창작 발레를 교과서에 효과적으로 수록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공연 소개를 넘어, 작품의 배경, 미학적 구조, 안무의 상징성, 연출 의도, 감상 포인트 등이 종합적으로 포함된 해설이 필요하다. 특히 학습자의 발달 수준을 고려한 텍스트 구성이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중학교의 경우 서사 중심의 감상 텍스트와 시각 자료 중심의 활동을 제공하고, 고등학교 단계에서는 비평적 분석, 창작 의도 해석, 상징체계 분석을 중심으로 한 심화형 콘텐츠를 배치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구체적으로 수업에서는 ① 작품의 주제와 메시지 이해 ② 안무와 동작 분석 ③ 음악, 무대미술, 조명 등 무대 예술 요소 탐구 ④ 감상 후 창의적 표현 활동으로 구성된 수업 흐름을 제안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국립발레단의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을 수업에 활용할 경우, 학생들은 해당 인물의 역사적 배경을 사전 학습한 후, 공연 영상(또는 주요 장면 스틸 이미지)을 감상하고, 안무가의 해석과 상징을 분석하는 활동을 수행할 수 있다. 이후에는 자신이 감명 깊게 본 장면을 바탕으로 동작 시퀀스를 창작하거나, 대사 없는 무언 연극 형태로 재해석하는 활동을 통해 예술적 표현력을 확장시킬 수 있다.
대표 창작 발레 작품 활용 예시와 교육 효과
대표적인 한국 창작 발레 작품 중 교육적으로 활용하기에 적절한 사례로는 <심청> 리뉴얼 버전(2023),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2021), <허난설헌: 달의 노래>(2020)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작품은 스토리텔링 구조가 명확하고 역사적·문학적 인물과 연계되어 있어 교육적 연계성이 높다. 예컨대 *<심청>*은 전래동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학생들에게 친숙하며, 리뉴얼된 작품에서는 여성 주체성, 자기 결정권, 사회 구조에 대한 비판적 시선이 포함되어 있어 현대적 교육 가치와도 부합한다. 이를 통해 단순한 감상 수업이 아닌, 젠더, 효(孝), 희생이라는 개념을 비판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융합적 탐구 수업이 가능하다.
또한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은 중·고등학교 역사 교육과 연계할 수 있는 최적의 콘텐츠이다. 작품의 역사적 배경은 일본 제국주의, 독립운동, 종교 철학 등 다양한 시사점을 포함하고 있으며, 무용을 통해 이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장면(예: 단두대 장면의 군무, 천주교적 상징 구조 등)은 예술 감상의 폭을 넓히는 동시에 추상 예술 언어의 해석 훈련에도 유익하다. 특히 교사 주도의 설명식 수업보다는 질문 중심, 탐구 기반 학습을 통해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안무의 의미를 유추하고 서로 다른 해석을 공유함으로써 비판적 감상 능력과 문화 해석 역량을 함양할 수 있다.
창작 발레의 교육적 활용 시 유의점과 제언
한국 창작 발레 작품을 예술 교과서 및 학교 교육 현장에서 활용할 때, 몇 가지 유의점과 개선 과제를 고려해야 한다.
첫째, 학생의 문화적 배경과 무용 감상 경험의 차이를 고려한 수업 설계가 필요하다. 무용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추상적 동작을 바로 이해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학습 동기를 저하시킬 수 있으므로, 시각 자료와 쉬운 언어, 맥락적 해설을 통한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
둘째, 창작 발레 감상을 위한 시청각 자료의 확보와 접근성 문제도 해결되어야 한다. 대부분의 창작 발레는 저작권 문제로 인해 공연 영상이 전면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교육용 라이선스 및 클립 영상의 확보가 선결 과제로 제기된다.
셋째, 창작 발레에 대한 교사 연수 및 교수자료 개발이 병행되어야 한다. 많은 교사들이 무용, 특히 창작 발레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단순 감상 활동만 반복된다면, 창작 발레가 가진 교육적 잠재력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교육부 및 시도교육청 차원에서 창작 발레 감상 지도 연수, 수업 자료집 제작, 사례 공유 플랫폼 등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창작 발레 교육은 단순한 문화 전달을 넘어서 학생들에게 몸을 통한 상징 해석, 사회적 맥락 속 예술의 역할, 타 예술 장르와의 통합 가능성 등을 이해시키는 미적 교육의 장으로 기능해야 한다. 창작 발레를 학교 예술 교육에 적극적으로 통합할 수 있다면, 이는 한국 무용 문화의 저변 확대뿐 아니라 미래 세대의 예술 시민성 함양에도 결정적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